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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한 번 보자
관리자 2024-05-17 추천 0 댓글 0 조회 101

한낮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입니다. 해가 지면 그나마 선선해지면서 기온이 뚝 떨어집 니다. 산책하기에도 운동하기에도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로 앉아서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운동이 필요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겨우 실행에 옮겼습니다. 손쉽게 할 수 있는 걷기 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에 일부러 먼 곳을 택해 걸었습니다. 갈 때에야 좋지, 막상 그 먼 거리 를 돌아오려니 아찔합니다. 사실 이렇게 걷는 산책도 부침(浮沈)이 심합니다. 이런 저런 사정 이 생기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일주일에 두세 번 하는 정도입니다. 운동하는 습관을 들 이려 일부러 한낮의 더위와 언덕을 택해 목적지까지 걸었습니다. 그때마다 힘들지만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 날도 한낮의 더위와 씨름하며 한참을 걸었다. 그러다가 전날 밤 비바람에 떨어진 잎사귀들 을 보면서 시간의 빠름을 느꼈습니다.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연초록의 잎사귀를 틔운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낙조의 계절인가 싶어서입니다. 분명 주변은 여전히 신록으로 우거져 있 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일까. 정해 놓은 목적지를 땀 흘리며 향하고는 있지만, 갑자기 숨이 턱에 차고 가빴습니다. 흥겨움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마치 시한부 인생처럼 시간 의 한계 안에 갇힌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숨을 몰아쉬며 언덕길을 반복해서 걷다 목적지에 닿았는데, 돌아갈 길이 아뜩합니다. 한참이나 쉬다 다시금 일어섰습니다.​ 굳이 땅을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돌아오는 길엔 하늘만 바라보고 걸었습니다. 한결 걷기에 수월했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집니다. 내가 왜 이러고 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 자신의 뜻 을 세워 시도해 보지만, 그 한계의 끝자락에서 세삼 낭패를 경험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삶 이 조급해집니다. 이런 삶의 조급함은 더 깊은 나락으로 이끌곤 합니다. 사람이 땅의 일에만 매여 있으면 나타나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신앙인은 하늘을 바라보는 자입니 다. 물론 하늘만 바라본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께로 나아가려는 의지적 노력, 하나님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가 있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시간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십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산다면, 언젠가는 낭패 를 넘어 목적지에 성큼 다가와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힘겹더라도 자주 걸어야 합니 다. 그것도 하늘을 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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