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족
장마전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정 지역에 비가 집중돼 내리다 장 마전선이 사라지며 찜통더위를 몰고 오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엊그제 도 국지성 폭우로 인해 잠자리를 설칠 정도로 비가 내렸다. 토요일 정오 무렵, 비가 그치고 지인과 함께 점심을 먹고서 교회로 돌아오던 길에 춘 천방향의 차도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오전까지 그렇게 폭우가 쏟아졌 는데도 불구하고 비가 그치기가 무섭게 행락객 차량들로 도로가 꽉 막혔 다.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굳은 날씨를 무릅쓰고 마이웨이를 감행 할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 한 번 뿐인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 일까. 요 즘 젊은 세대들 간에 뜨고 있는 단어가 ‘욜로’ ‘욜로족’이다. TV를 통해서 도 심심찮게 듣거나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
욜로를 처음 사용한 사람이 미국의 래퍼 드레이크인데, 2011년에 더 모 토라는 곡에서 사용했다. 욜로의 원래 의미는 ‘오직 한번뿐인 인생’(you only live once)이라는 뜻이다. 즉 ‘오늘을 즐겨라’는 뜻으로, 서양에서는 굿럭 대신에 헤어질 때 사용하기도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걸 한국에서는 한국형으로 다르게 쓰고 있다. 다시 말해 욜로가 흔하게 사용되는 것과는 별개로 욜로 자체의 의미는 한국에서 좀 더 강하게 재해석되고 사용되고 있다. 무료한 일상을 단숨에 버리고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서 훌쩍 떠나버 리는 삶의 패턴을 너무 미화시켜 본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지금 욜로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너무 어떤 인생의 모험처 럼 돼 있는데, 하지만 그 모험은 지속 가능해야하며, 또한 모험으로서 가 치가 있어야 한다. 너무 어떤 인생 의 급작스러운 전환점인양 그렇게 가 진 것을 너무 놓아버리는 것보다는 어떤 자신의 남은 인생에 대한 계산 안에서 거기서 할 수 있는 여지를 찾는 것들이 좀 더 지속 가능한 욜로가 아닐까 싶다. 그래야만 욜로가 삶의 지렛대로서의 의미는 있는 것 같다. 신앙인의 삶도 그러해야 한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자신의 몫에 태인 십 자가를 지고서 지속가능한 신앙의 여정을 경주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어 느 기점에선가 인생의 이모작, 삼모작의 열매를 볼 수 있기에. 언제나 삶 의 지렛대는 예수님이시기에 폭염과 장마로 힘든 시기 의미 있는 욜로족 이 되어보자.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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