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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좋은 개살구
운영자 2017-07-02 추천 12 댓글 0 조회 1283

빛좋은 개살구 

 

  간만에 교회마당을 벌초(?)했다. 전원생활이 주는 즐거움도 크지 만 그에 따른 걱정거리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곳저곳 손 가는 데가 많다. 잡초제거는 그 가운데 단연 독보적이다. 원하지도 않건 만 어쩌면 그리도 빨리 자라는지. 동네 철물점에서 적잖은 대여비 로 예초기를 빌려다가 잡초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예초기 칼날에 튀어 오르는 작은 돌멩이들이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느라 아우성이 다. 어떤 것은 따끔거리게 하고, 또 어떤 것은 제법 얼얼하게 한다. 거의 두 시간을 예초기를 맨 채 그러고 있자니 팔도 어깨도 뻐근 하게 저려온다.

 

  힘겨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레카’라고 외칠 만큼 흥미로운 것도 있다. 그 중 하나가 개살구와의 만남이다. 후미진 곳에 한 뼘 길이만큼 자란 풀을 베다가 우연히 담장 너머로 주렁주렁 매달린 개살구를 보았다. 보기에도 탐스럽다. 그중 노랗게 익은 한 알을 따다가 한 움큼 베어 물었다. 아! 근데 이건 아니다. 얼마나 시고 텁텁하든지. 잘 익은 살구처럼 맛있는 걸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오 죽했으면 빛 좋은 개살구라고 했을까 싶다. 그런데도 개살구는 어 김없이 올 해도 여름의 시작과 함께 곁에 와있다.  


  사실 개살구는 설탕을 이용해 효소를 내리거나 술을 담아 먹으면 제격이라고 알려져 있다. 씨는 약재로 사용되어 해수, 천식, 기관 지염, 급성폐렴, 풍기, 치매, 암 예방에도 좋단다. ‘빛 좋은 개살구’ 가 겉만 번지르르하고 그에 맞는 알찬 내용이나 실속이 없음을 이 르는 말이지만,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있으나마나한 열매지만, 약 용(藥用)으로 쓴다면 그래도 효능 좋은 약이 된다니. 인생도 그렇 다. 누군가에게는 무용지물처럼 보일지라도 다윗이 시편 29편에서 우리를 향해 ‘하늘의 존재’라고 했듯이, 우리는 하나님의 존귀한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눈여겨 보아둔 개살구 열매를 이번에 는 꼭 수확해서 효소로 만들든지, 아니면 식빵에 곁들일 잼을 만들 어 먹어야겠다. 은근히 기대되는 한여름의 시작이다.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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