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꽃의 향기에 취한 날이 어제든가 싶은데, 벌써 찔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빠른 계 절의 변화 속에 시간의 절박함이 함께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꽃들이 어느 날 갑자기 피어난 것은 아닙니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니 가을 즈음 나뭇가지에 작은 봉오리들이 맺히고 그 꽃봉오리들이 겨울 동안 영하의 날씨와 눈보라를 이겨 내면, 제 계절에 때맞춰 꽃이 피는 것을 보았습니다. 꽃나무 자체의 존재와 함께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만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가 쓴 동화극 <파랑새>에서 주인공인 틸틸과 미틸 남매는 꿈속에서 요술쟁 이 할머니에게 파랑새를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그들은 꿈속의 여러 나라를 다니며 파 랑새를 찾아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한 채 깨어납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파랑새 를 발견합니다. 바로 남매가 집에서 기르는 새가 파랑새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마치 파랑새를 찾듯이 복을 받고 싶어 하고, 또 복을 찾으러 다닙니다. 새해가 되면 서로에게 복을 빌고, 부적(符籍) 같은 복과 관련된 것들을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합니다. 복을 얻기 위해 끈질기게 하나님의 사람을 붙든 야곱처럼 인간은 그렇게 끊임없이 복을 갈망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태초에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셨습니다(창 1:28). 우리는 복이 어떤 운이나 자기 노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갈망하지만, 성경은 우리 존재 자체 가 이미 복을 받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복은 히브리어 ‘바라크’로, ‘무릎을 꿇다.’는 뜻 입니다. 즉, 복은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 자, 하나님의 통치를 바라는 자에게 주시는 영적인 것 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죄로 인해 하나님께 무릎 꿇지 않는 자들은 손에 잡히고 눈에 보여야 비로소 복이라 여기며 그것을 추구하다 결국 멸망의 길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의 존재 자체로 어딜 가든 복이 임하는 사람, 그야말로 복의 통로가 되는 인생입니다. 하나 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 때,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나님의 크신 복이 임합니다. 날마다 주님 주시는 그 은혜의 복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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