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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단상
관리자 2024-05-02 추천 0 댓글 0 조회 122

아침 하늘이 모처럼 푸릅니다. 흰 구름까지 춤을 춥니다. 마치 초여름 날씨처럼 햇볕이 짱짱 해 눈이 부십니다. 땅을 만져 보니 보드라운 흙살이 손끝을 간질입니다. 4월을 지나며 부슬거 리며 내린 봄비 덕분입니다. 그래서인지 들뜬 마음으로 새벽기도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침 산보를 나갔습니다. 아침 공기는 서늘했지만,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신록의 내음이 실려 왔습니다. 어느덧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한다는 절기 ‘곡우’도 지나갔습니다. 산등성이에 는 살포시 내민 여린 나뭇잎들이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청둥오리들은 떼 지어 물 살을 가르고, 왜가리는 강가 돌무더기에 자리 잡아 아침 땟거리를 찾는지 물속을 뚫어지게 보 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연과 벗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50여 분을 걸었습니다. 반환점인 조안면 초입에서 이 제는 거꾸로 되돌아 걷기 시작했습니다. 봄비로 약간 질척거리는 땅을 밟을 때면 땅위에 선명 하게 찍힌 발자국들이 흔적으로 남겨졌습니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산하의 땅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내가 딛고 온 발자국을 유심히 되밟고 따라가 봅니다. 앞만 바라보고 올 때는 몰랐 는데 어떤 지점에서는 그야말로 비틀거리는 발자국을 보면서 왜 이렇게 걸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러다가 문득 살아온 삶의 흔적을 떠올렸습니다. 지나온 삶을 지금 질척한 땅 위에 찍힌 발자국을 보듯이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걸을 때는 발자국이야 어찌 되건​ 관심이 없습니다. 비뚤비뚤한 걸음걸이인 줄도 모릅니다.

 

인생은 걸어온 길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물릴 수 없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바른 길을 향해 걸어야 합니다. 비록 그 길이 극한 고통이 뒤따른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생명은 고통과 죽음을 겪은 후에 나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이런 진 리를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십자가에서 과연 무엇을 배웠는지 모릅니다. 고린도후서 6장 10 절에서 말하는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균형 잡힌 삶 의 모습입니다. 영혼의 창을 열어 깊숙이 예수를 모셔 들여 비틀거리는 삶의 흔적을 예수로 인해 똑 바른 삶의 흔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날마다 도타워지는 새물의 봄볕에 하필이면 참 기 힘든 춘곤증이 찾아오는 까닭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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