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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연휴에는
운영자 2018-10-15 추천 7 댓글 0 조회 847

이번 추석연휴에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덕분에 고운 추억이 많다. 그중 하나 가 여름이면 영화가 동네에 '들어오던' 일이다. 예전엔 극장이 드물어 보따리 영화상들이 지방 마을을 방문, 공터에 장막을 치고 며칠 밤 영화를 상영했다. 풀이 무성한 흙바닥, 장막 위 칠흑의 하늘엔 별들이 쏟아지고, 이따금 바람이 옆 사람들 살내음을 전해주던 그야말로 친환경 극장이었다. 영화는 대체로 재탕이어서 화면이 선명하지 못한데다가 중간에 끊어지기라도 하면 항의하는 휘파람 소리가 난무하기도 했다. 비가 줄줄 내리는 흑백 화면임에도 사람들은 몰입하여 때론 분개하고 때론 울음바다였다가, 주인공 이 고난을 이겨낼 땐 뜨거운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그 때의 추억이 아련하다. 

 

 한·일(韓日) 양국 청년에게 큰 인기를 끈 영화가 있다. 일본 만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다. 일본에서는 2014년과 2015년 2부작으로, 한국에서는 2018년 임순례 감독의 시선으로 재탄생했다. 대략의 내용은 이렇다. 임용 고시생인 혜원은 함께 시험을 준비하던 남자친구의 합격, 그리고 자신의 불합격 앞에 복잡해진 마음을 안고 고향으로 내려온다. 며칠만 머무르려던 그녀의 곁에 친구들이 자리 잡는다. 서울에 취직했지만 상사의 폭언으로 귀농을 결심한 재하와 도시로 떠나는 것이 목표이지만 정작 고향 농협에 일하며 살아가는 은숙. 정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두 친구와 잠시 방향을 잃은 혜원은 직접 지은 농작물로 한 끼 한 끼를 만들어 먹으며 네 번의 계절을 맞이한다. 

 

 고시생과 퇴사자, 그리고 어디론가 떠나기를 꿈꾸는 직장인. 세 청춘은, 그저 자연 속에서 농사를 짓고 밥을 해 먹는다. 고향이 좋아서도 아니고, 다만 어쩔 수 없는 연유로 인해 고향에 머물게 되었다. 새로울 것이 없다. 다만 의기투합한 세 친구는 서로가 있어 서 감사할 뿐이다. 그래서일까. 개봉 후 한 달 이상 박스오피스 10 위권에 안착하며 손익분기점의 2배를 넘긴 데에는 이런 청춘들의 '감사에 대한 공감'이라는 핵심 정서가 있었다. 이번 추석연휴에는 영화가 주는 것처럼 온 가족이 ‘감사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도, 가족에게도 감사가 넘쳐났으면 좋겠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위 내용은 9월 23일 교회소식지(목회자 칼럼)에 게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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