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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궤적
운영자 2018-03-11 추천 8 댓글 0 조회 830

삶의 궤적

 

  진눈개비 살짝 내린 이른 아침, 아침 하늘이 모처럼 푸르다. 흰 구 름까지 춤을 춘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볕이 짱짱해 눈부시다. 대지 도 제법 눅었다. 땅을 만져 보니 보드라운 흙살이 손끝을 간질인다. 3월 초입에 부슬거리며 내린 첫 봄비 덕분이리라. 그래서인지 들 뜬 마음으로 새벽기도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침 산보를 나 갔다. 공기는 서늘했지만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봄내음이 실 려 왔다. 어느덧 봄의 세 번째 절기 ‘경칩’도 지나갔다. 산등성이에 는 여전히 녹지 않은 눈들로 덮여 있고, 북한강변의 얼음은 완전히 녹아 있는 계절이 바뀌는 시기다. 청둥오리들은 떼 지어 물살을 가 르고 왜가리는 강가 돌무더기에 자리 잡아 아침 땟거리를 찾는지 물속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 

 

  그렇게 자연과 벗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50여 분을 걸었다. 반환 점인 조안면 초입에서 이제는 거꾸로 되돌아 걷기 시작했다. 약간 질척거리는 땅을 밟을 때면 땅위에 선명하게 찍힌 발자국들이 흔 적으로 남겨져 있었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산하의 땅을 물끄러 미 쳐다보며 내가 딛고 온 발자국을 유심히 되밟고 따라갔다. 앞만 바라보고 올 때는 몰랐는데 어떤 지점에서는 그야말로 비틀거리는 발자국을 보면서 왜 이렇게 걸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다가 문득 살아온 삶의 궤적을 떠올렸다. 지나온 삶을 지금 눈 위에 찍 힌 발자국을 보듯이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다. 앞으로 걸을 때는 발자국이야 어찌 되건 관심이 없다. 비뚤비뚤한 걸음걸이인 줄도 모른다. 

 

  인생은 걸어온 길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물릴 수 없다. 믿음의 사 람은 더욱 그렇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바른 길을 향해 걸어야 한다. 비록 그 길이 극한 고통이 뒤따른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생 명은 고통과 죽음을 겪은 후에 나온다.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이런 진리를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십자가에서 과연 무엇을 배웠는지. 고린도후서 6장 10절에서 말하는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 하고”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균형 잡힌 삶의 모습이다. 영혼 의 창을 열어 깊숙이 예수를 모셔 들여 비틀거리는 삶의 궤적을 예수로 인해 똑 바른 삶의 궤적으로 바꾸어 보자. 날마다 도타워지 는 새물의 봄볕에 하필이면 사순절이 끼여 있는 까닭을 이제야 알 것 같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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