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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책 읽기와 함께라면 어떨까
운영자 2017-07-31 추천 9 댓글 0 조회 785

피서, 책 읽기와 함께라면 어떨까


  주말이라 그런지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데도 불구하고 교회 앞 도로는 행락 길에 오른 차량들로 꽉 찼다. 찌든 도심의 삶에서 일시적이나마 야외로 향하는 사람들의 넉넉함과 들뜬 기분은 아마 모든 이들의 소망이자 미덕이리라. 솔직히 부럽다. 하지만 현실은 그럴지라도 저들이 가진 넉넉함이 이심전심 되었을까. 용변이 급해 교회 화장실을 찾는 이들에게 마음껏 사용하라고 친절을 베푼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저들이 떠나고 난 자리는 여지없이 치워야 할 것들이 생겨난다. 흙 발자국으로 더럽혀진 화장실 바닥뿐만 아니라 한 움큼씩 방치되곤 하는 쓰레기가 그것이다. 간혹 들뜬 마음에 가져왔던 쓸 만한 물건들을 잊어버리고 그냥 두고 갈 때도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책이다. 그 짧은 시간에 그냥 차에다 두고 내렸으면 좋으련만, 굳이 그걸 들고 화장실까지 오는 데는 그만의 이유(?)가 있을 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누구랄 것도 없이 스마트폰에 중독된 이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참 신기해 보이지 않는가. 잊고서 두고 갔는지, 아니면 버려두고 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책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아이들 만화책부터 시작해서 소설책 등. 심지어 아이들 교과서도 있다. 돌아오는 길에 혹 다시 들러서 찾아 갈까봐 고이 간직해 두지만 아직 단 한 사람도 찾으러 온 적이 없다. 누군가 가져다가 유용하게 쓴다면 또 모를까, 그대로 둔다면 필시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 책들이다. 곁에 두고 보면 그것은 분명 ‘책’이지만, 폐지로 분류되어 재생공장으로 간다면 그것은 책이 아니라 한낱 종이 재료에 불과하다.


  책을 버리고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은 책을 살 때도 마찬가지였을까. 그나마 책에 관심을 가지고 구입했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하다. 책 읽기에 대한 중요성도, 관심도 사라진지 오래기에. 책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책을 통해 지금의 위치에 도달한 사람들이 순간의 안락에 빠져 책을 경시하는 세상.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그러면서 툭 하면 잘못된 세상을 탓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 어디에도 내 잘못은 없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책을 외면한다. 더 나아가 책을 버린다. 책은, 그것이 어떤 책이든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정성이 배어 있는 지식과 정보의 보고(寶庫)이다. 피서를 위한 휴가, 성경도 좋다. 부담 없이 한 권의 책을 들고 떠나보자. 그러다보면 삶이 앞으로 나아갔다고 스스로 느끼게 될 순간도 오지 않을까.​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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