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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내어줄 때
관리자 2024-07-26 추천 0 댓글 0 조회 57

매년 봄이 되면 텃밭 가꾸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빈 땅이라도 생기면 무엇이든 심을 심사입니 다. 종묘상에서 구입해 온 상추며 쑥갓 등. 온갖 모종을 나중 먹 거리로 기대하며 심습니다. 이랑과 고랑을 만든 텃밭 위에다 두둑을 쌓고 여린 모종을 조심스레 옮깁니다. 그러다 온실에 서 싹을 틔운 모종이 처음으로 바람을 마주했을 때를 상상해봅니다. 모종이 바람을 털어내며 '앗, 이게 뭐야?' 낭창하게 몸을 흔들어대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모종은 때론 비바람을 맞 고, 가끔은 고개를 숙인 채 비를 견디는 날도 있겠지요. 물론 따뜻한 햇살 아래 자신이 존재 한다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기도 하겠지요. 그렇게 모종은 온실이 아닌, 지상에서 자기 그늘을​ 한 뼘쯤 키워갈 것이 분명합니다. 

 

새롭게 일군 텃밭의 토양에 충분히 뿌리 내리지 못한 모종은 활력 있는 생명을 이어가기란 쉽 지 않습니다. 아무리 모종이 웃자라도 옮겨 심은 후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웃 자란 모종은 떡잎 위 줄기를 잘라내는 아픔을 겪습니다. 그러면 떡잎 사이에서 새순이 올라온 다고 농사 짖는 이들이 귀띔해줍니다. 그런 걸 보면 모종을 텃밭에 옮겨다 심고서 안착하는 과정이 신앙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번 상상해보았으면 합니다. 머릿속 온 실에서만 자란 신앙이 손끝을 통해 세상으로 옮겨지는 구도를 말이죠. 여전히 구습을 쫓는 신 앙, 아는 것으로 끝나버리는 신앙이라면, 이는 신앙도 아닐뿐더러 나아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에 감동의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요?

 

온실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온실을 발판삼아 힘겹지만 현실 세계로 나와서 부딪쳐야 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의 생명을 계속해서 이어가려면 부단히 하나님 을 만나야 하고, 하나님을 아는 일에 힘 써야 합니다. 다만, 그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말 입니다. 다들 그렇듯,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온실을 가꾸는 데만 열심입니다. 신앙생활은 신앙 의 모종을 삶에 옮겨 놓는 일과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편함도 수고로움도 감수해야 합 니다. 사도 바울의 말처럼 날마다 죽는 것이죠. 그렇게 우리를 내어 줄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것을 도로 얻게 됩니다. 기독교 신앙의 신비입니다. 그렇게 나를 내어줄 때, 비로소 생명의 꽃 은 피어날 것이고, 나아가 그 삶이 줄기를 뻗어 다양한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요즘 우리는 온실 안에서만 머무는 것 같습니다. 연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새삼 모종 옮기는 일의 놀라움 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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