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과 삶의 의미

  좁은 길을 따라 보이는 오두막집 지붕 위에 둥근 박이 탐스럽게 열렸습니다. 박은 조금씩 커지면서 하늘에 뜬 보름달만큼 크면 자신의 몸에서도 달처럼 환하게 빛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차츰 가을이 깊어지자 박은 보름달만큼 커졌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서는 아무런 빛이 나지 않았습니다. 박은 보름달에게 왜 자신의 몸에서는 빛이 나지 않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보름달은 미소를 띠며 박에게 말했습니다. “전에 내가 만난 한 아이가 있었어. 처음에 그 아이는 위대한 장군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하더구나. 그러더니 조금 지나 재미난 동화책을 읽고 와서는 아름다운 동화를 쓰는 작가가 꿈이라고 말하는 거야.” 박이 보름달에게 물었습니다. “그 아이는 자신의 꿈을 이루었나요?” 보름달이 다시 이야기합니다. “어른이 되어 다시 찾아온 그 아이는 자신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고 말하더구나.” 보름달의 말을 들은 박은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리며 다시 물었습니다. “그 아이는 왜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걸까요?”

  다시 한 달이 지나 보름달이 박을 찾아왔을 때, 전보다 더욱 노랗게 익은 박이 보름달에게 물었습니다. “달님, 드디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했어요. 저는 세상에서 제일 단단한 바가지가 되겠어요.” 박의 말을 들은 보름달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참 좋은 생각을 했구나. 네가 생각한 그 일은 세상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오로지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다.”

  그렇습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 인생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역할을 받아서 세상에 태어납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기 역할을 찾아서 살 때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경쟁에서 계속 이겼을 때에 흔히 성공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성공과 그에 따른 보람은 경쟁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경쟁으로 얻은 성공과 보람은 또 다른 도전을 받게 되어 점점 더 불안하고 초조해질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자기 역할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많은 유혹과 선택 속에서 내 역할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게 주어진 역할과 삶의 의미를 주님께 여쭙는 것입니다. 오늘이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흔들림 없이 주님의 길을 가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습니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