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하나님의 사람아

  초여름의 기운이 진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순환하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맛보는 흥겨움은 누구나 누릴 수 있다. 필립 얀시의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라는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예수는 자신의 민족을 선택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태어날 시간과 장소 또한 선택했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은 자신이 태어날 장소와 시기를 이스 라엘 역사상 가장 힘겨운 상황 속에서 오셨을까? 인간이 가진 인식의 한계로는 알 수 없는 범주다. 물론 주님은 구약성경의 예언을 성취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음을 성도라면 누구든 알고 있다. 그럼에도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시점과 장소는 척박하기 이를 데 없었기에 다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신앙적 고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신앙은 그저 날로 먹는 것이 아니기에….

  하나님의 사람을 부르시고, 하나님의 소유 된 백성으로 살도록 훈련시 키시는 과정 속에는 결코 그저 되는 게 없다. 하나님의 자녀에게는 철저 하신 분이 우리 주님이시다. 세상적인 논리로 본다면, '하면 된다.'는 공식을 통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보인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식이다. 하지만 성도는 절대로 그저 되는 게 없음을 신앙생활을 하면 할수록 철저히 알게 하신다. 즉, 성도는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그 응답이 대부분 더디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러나 과정을 통과하는 동안에 참고 견디는 훈련을 통해 만들어지는 하나님의 사람됨이 응답된 것보다 더욱 귀하고 아름다운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다.

  그래서일까. 이런 저런 힘겨운 경험들로 인해 성도는 하나님의 사람답게 만들어지는 과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정임에 틀림없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와 간섭이 계속적으로 작동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비로소 참된 꿈은 내게서가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나님이 바라보시는 내가 진짜 나이기에. 그래서 이전보다 더 예수 그리스도를 닮도록 만드시며, 세상에 더 많은 소망을 두기보다 하늘에 대한 소망을 두는, 보다 고상한 고민을 갖고 살도록 하신다. 어디 그 뿐이랴. 주님은 환경에 우겨 쌈을 당하는 성도에겐 늘 소망의 표상이 되어 주시고,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처럼 내 뜻 보단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먼저 구하도록 이끄신다. 신앙의 여정은 이처럼 고상한 인생이 되도록 빚어지는 과정이다. 나의 시각을 조정하는 하루, 참된 꿈의 원천인 하나님의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