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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운영자 2020-04-12 추천 2 댓글 0 조회 629

일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부활절의 아침이다. 사망 권세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로 인한 기쁨이 충만한 날이다. 요즘 교회주변만 둘러보아도 진달래며 개나리 같은 봄꽃들로 지천이다. 북한강을 연하여 뻗은 가로수에는 벚꽃들도 만개했다. 봄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고, 봄의 교향곡이 지천에 울려 퍼진다. 이렇듯 매년 이 맘 때면 어김없이 마주하던 봄의 정취지만, 올 봄만큼은 가뭇없이 아득하기만 하다. 눈은 호사를 누리건만 마음은 답답해서일 게다. 일상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심지어 초유의 사태까지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요즘엔 서로 만나지 않는 것이 매너이자 배려가 돼버렸다. 이 와중에 이기심 가득한 사람들의 민낯을 확인하는 일도 꽤나 처절하다. 이렇듯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반복적인 일상이 된다면 인간 관계와 사회관계의 붕괴를 부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모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자면 재난을 넘어 거의 재앙에 가깝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최고조로 치달을 때, 가족들과 올레 TV를통해 <감기>라는 재난 영화를 보았다. 2013년 개봉된 영화로,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호흡기를 통해 초당 3.4명 감염, 36시간 내 사망이라는 최악의 바이러스의 감염 공포를 다루었다.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것을 보면서, '나중에 먼미래에는 정말 이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 영화 같은 상황을 현실로 마주하고 있는 요즘이다. 일찍이 이런 일을 겪어 본 적이 없기에 지금은 황망하며, 한편으로 괜찮지 않을까 싶다가도 오감으로 인해 느끼는 염려와 답답함이 옥죄어 오는 것을 비껴 갈 수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넋 놓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다만, 그것을 삶에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재앙이 닥치더라도 믿음에 따른 희망이 있다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있는 것이다. 전염이라는 두려움을 통한 염려로 인한 절망이 삶의 한복판에 자리를 꿰찬 듯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곧 익숙해지고 새로운 변화들을 받아들이게될 것이다. 이때 우리가 불안감을 떨치고 생활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영성의 회복도 방역만큼 신경 써야 할 일이다. 오늘도 여러 매스컴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넘쳐날 것이다. 주일 낮 예배를 제외한 다른 예배가 없다보니 본의 아니게 얻게된 저녁 있는 삶. 넘어진 김에 쉬어 가기로 한다. 우울한 봄이지만, 마커스의 <꽃들도>라는 곡을 자꾸만 흥얼거려 본다. “이곳에 생명 샘 솟아나 눈물 골짝 지나갈 때에 머잖아 열매 맺히고 웃음소리 넘쳐 나리라.” 이렇게 평화로운 일상을 도난당했다. 이 상황이 지나가고 나면, 평범한 일상의 순간이 얼마나 기적 같은 것이었는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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