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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찾아서
운영자 2017-08-27 추천 10 댓글 0 조회 785

무지개를 찾아서


  여름휴가를 가졌다. 쉼과 충전을 위해 기도원을 찾았지만 연일 내리는 비로 생활하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지난 번 마른장마를 떠올려 보면 그나마 감사하지만 말이다. 이래저래 불편한 심기가 드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가 보다. 그래서일까. 종종 우린 삶이 힘들다고 푸념하는 소릴 하거나 듣곤 한다. “왜 이런 사람을 만나서 사느냐고.” “왜 나만 힘든 인생을 사느냐고,” 혹독했던 때에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처럼 삶을 갈기갈기 찢어 놓듯이 그렇게 멍든 가슴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일상사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우리 모두의 사연은 깊고 아프다. 아려오는 마음 한 끝에 고스란히 남은, 찾지 못한 것들에 대한 기대는 그래서 더 미련과 아쉬움으로 남는가 보다.

 

  휴가 내내 비를 쫓는 장거리 여행은 만만치 않는 에너지를 요구했다. 지루함을 넘어서 더 이상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다. 야속하게도 하늘은 뒤에 있던 비구름을 달려가는 차량 앞에다 가져다 놓는 것만 같았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활짝 개인 오후, 그날도 얼마를 달렸을까? 기대하지 않았던 환상적인 광경이 차창 앞에 펼쳐졌다. 일곱 색깔 무지개다. 얼마 만에 보는 무지개인가. 탄성을 내 지르며 옅어져만 가는 무지개를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러다가 옛적 어린 시절 추억이 주마등같이 떠올랐다. 소년은 눈앞에 펼쳐진 무지개의 근원을 찾아 집으로부터 멀리까지 나가보았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지개와의 경주는 결국 뒤로 미룬 채 도중에 포기하고 말았다.


  소년은 자랐다. 격정 속에서 아파하고 힘들어하면서. 하지만 이제는 어른이 되어 그 때가 얼마나 그리운지 모른다. 그만큼 어려움의 비바람을 통과하고 마치 봄의 나른한 기분과 여유로 지나간 세월을 회상할 때면 과거의 격정이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음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한여름도 막바지다. 흔히 말하기를 인생을 바다를 노 저어 가는 여정에 비유하곤 한다. 그런데 믿음을 갖고 사는 이들의 인생 여정이란 무작위로 불어 닥치는 폭풍을 그냥 곧 대로 맞이하며 숙명으로 여기고 살지 않는다. 왜냐하면 배 안에 함께 계신 주님을 붙들고 가기 때문이다. 부푼 기대를 안고 찾아 나섰던 무지개다. 환상을 쫓는 삶에서 주님을 쫓는 삶으로 옮겨온 지금, 여전히 남아 있는 세상적 미련은 어디다 두어야 할까.​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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