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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희망이다
운영자 2020-03-09 추천 2 댓글 0 조회 683

봄은 희망이다

 

  봄은 희망이다. 창 너머로 보이는 느릅나무의 가녀린 가지에도 봄이 맺혔다. 십자가 위로 날아가는 이름 모들 산새의 울음소리가 그어느 때보다 청신(淸新)하다. 겨우내 언 땅이 녹아 질척거리는 시기 또한 이 맘 때다. 어디서나 생명의 약동을 느끼는 계절이 찾아 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봄은 왔지만 봄이 온 것 같지 않다’ 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현실을 잘 반영해 준다.


  중국 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때문이다.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이 전 세계적 으로 유행하고 있 는 상태), ‘코호트 격리’ (Cohort Isolation, 전염병 전파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의료진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격리하는 방역조치), ‘폐쇄’ 같은 낯선 단어가 이젠 오히려 차츰 익숙해져 가고 있다. 어쩌다 겨울이면 방한용 이나 미세먼지 차단 대안으로 사용하던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 되었다. 이마저도 공급 물량이 딸려 몇 시간씩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겨우 손에 몇 장을 쥘 수 있는 형편이다. 그마저도 포기한 이들이 부지기수다. 그만큼 이 전염병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종교계의 모든 종교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다. 개신교의 예배도 심각한 위해를 받고 있다. 이웃사랑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책무를 요구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주일 성전에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시간을 갖지 못해 이래저래 서운하고 답답한 한주를 보냈다. 미처 깨닫지 못한 예배의 소중함이 마음 한 구석에 묵직이 깃든다. 본의 아니게 얻게 된 저녁 있는 삶, 넘어진 김에 쉬어 가기로 한다. 연일 뉴스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넘쳐난다. 심란해서 교회주변을 정리했다. 장애우를 위한 휠체어 통로에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사다가 붙여보기도 하고, 교회 여기저기에 흩여져 겨우내 묵었던 낙엽도 말끔히 치웠다. 겨울을 지나며 봄이 되면 해야할 일이다. 겨울에 시작해서 결국 봄에 도달한 셈이다. 우울한 봄이지만, 이 상황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봄은 희망이다. 다만, 예배의 소중함처럼 평범한 일상의 순간이 얼마나 기적 같은 것이었는지 잊지 말고 살아갔으면 한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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