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 하늘문교회 >
  • 목회자칼럼
겨울실종
운영자 2020-01-26 추천 2 댓글 0 조회 738

​겨울실종

 

​  “멍 멍” 잠결에 들은 개 짖는 소리가 꿈인가 싶었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화들짝 놀라 핸드폰 시계를 보았다. 새벽 세 시. 새벽기도 회를 위해 일어나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한겨울 밤, 교회 본당 웃바람으로 인해 겨우 잠들었는데, 일찍 일어난 게 뭔가 속상하고 아쉽다. 이리 저리 뒤척이다 잠을 청해 보는데, 잠들기가 여간 쉽지 않다. 길 건너편 집의 개 짖는 소리는 마치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일지라도, 나에게는 그렇게 반갑지 않은 이른 새벽 알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겨울 햇살이 비치는 포근한 오후, 시도 때도 없이 짖어 대는 이웃집 개를 보자고 식당의자를 교회마당에다 가져다 놓고서는 한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겨울인데도 겨울이 무색할 정도로 기온이 올라와 있었다. 자리를 박차고 자전거 전용도로로 뛰쳐나갔다.
예전 같았으면 내린 눈으로 인해 빙판길이 되었을 도로는 걷거나 운동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일까. 걷거나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분명 3월 초순이나 되어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새해 들어 들려온 소식으로는, 지난 소한과 대한 사이에 있던 어느 하루, 제주는 낮 최고 기온이 23.6도까지 오르면서 1월 기록으로는 97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러자 남부 지방 곳곳에는 때 이른 '봄꽃'들이 개화하고, 심지어 전국의 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절기상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은 3월 5일 전후인데 말이다. 전문가들은 너무 이른 경칩으로 인한 먹이사슬에 문제가 생겨 자연스런 생태계마저 파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르다’는 말은 ‘시간상 앞서 있다.’는 뜻이다. ‘미숙하다.’란 뜻으로 많이 사용되는 말이다. ‘어떤 일의 알맞은 때’라는 뜻을 가진 ‘제때’라는 말과 견주어 보면 좋을 듯싶다. 우리는 오늘도 하루 24 시간을 선물로 받았다. 새로운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은 다시 삶을 새롭게 시작하라는 뜻이다. 다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은 나로부터가 아니라, 돌이킬 수 있는 은혜를 주시는 주님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은혜를 붙들고 무슨 일이든 제때에 이루어내는 올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자유게시판 목록
구분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내려가는 길, 힘을 빼자 운영자 2020.02.16 2 862
다음글 새 부대를 준비하자 운영자 2019.12.22 2 796

12192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경춘로 2536 (구암리) 하늘문교회 / 담임목사 허영진 TEL : 031-595-1534 지도보기

Copyright © 하늘문교회. All Rights reserved. MADE BY ONMAM.COM

  • Today32
  • Total89,081
  • rss
  • 모바일웹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