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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라는 하루
운영자 2019-10-06 추천 3 댓글 0 조회 740

​오늘이라는 하루

 

  운전을 하다보면 가끔 미소 지을 때가 있다. 삶의 현장에서 만나 는 이들을 뒤로한 채 운전석에 오르면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이, 혼 자만의 시간이 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누군가는 핸드폰을 연신 들여다보며 앞을 향해 걷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지칠 대로 지친 표정으로 목적지를 향해 걷는다. 이런저런 오늘을 살아가는 여느 사람들을 보면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기에 닫힌 마음도 그야말로 무장해제 된다.

 

  노회 일로 서울 종로를 찾았다. 평소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그날만큼은 모임 약속시간이 너무 일러 부득이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 창문을 굳게 올리고 좁은 운전대에 앉아 도 로에 넘실대는 차량 행렬 속으로 몸을 숨겼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 는 올림픽대로 극심한 정체 속에서 제 시간에 맞출 지가 염려스러 워 조바심에 애가 탄다. 그렇게 무표정하게 앞차의 점멸하는 붉은 등만 바라보며 가다서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거의 서있다시피 한 차량행렬 속에서 차창으로 시선을 돌려 옆 차선 자동차를 본 그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창문을 내린 그 작은 시야 속에서 한 아이가 자기를 안고 있는 엄마의 얼굴을 이리저리 짓누르며 서로 깔깔대며 웃고 있었다. 장난치던 아이는 어느새 엄마의 품에 안겨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웃음을 길게 남긴다.

 

  시야를 가리는 시멘트 더미의 고층 아파트, 매연을 내뿜는 철제 자동차들로 가득한 삭막한 도시를 위로하듯 감싸 안는 그 부드러 운 표정. 그제야 하나 둘 스쳐 지나가는 차량 안이 마법처럼 눈에 들어오고, 따뜻한 햇살이 반사되어 나오는 아파트 창 너머 가족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의 바쁜 손길이 보이고, 옆 차에서 틀어 놓은 노랫소리를 따라 흥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각자에게 주어진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안도감, 매일같이 이어질 삶의 무게감이 교차하고 있다. 바로 오늘, 삶의 자리에서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시작해야 한다. 잘 산다는 것은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다. 인생은 오늘의 반복이기에. 우리에게 주 어진 시간은 오늘 뿐이다. 다만 내일이라는 시간은 하나님의 것이 다. 투덜거리는 것보다는 그런 일을 시작할 용기를 내는 것이 차라 리 낫다. 바쁜 일상에도 여유로운 미소를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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