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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메우기
운영자 2019-08-12 추천 2 댓글 0 조회 1144

 한참 늦은 장맛비가 기어코(?) 내렸다. 가뭄으로 힘든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단비다. 연신 퍼붓는 장맛비는 일기예보대로 이내 폭우로 변했다. 혹 빗물이 넘치지는 않을까, 혹 빗물이 새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잠들기 힘든 밤을 보냈다. 전날 밤, 폭우를 대비해서 물고임이 없도록 단단히 채비를 해서인지 감사하게도 걱정은 기우(杞憂)로 끝났다. 시간은 앞을 향해 달려가면서 걱정거리도 남겨 두고 가는가 보다. 폭우가 가랑비로 바뀌고, 이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게 갠 파란 하늘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지만 비가 그쳤는데도 여전히 교회 건물 캐노피 아래쪽에는 연신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캐노피 연결 부위가 갈라지면서 생긴 틈새로 빗물을 머금고 있다가 떨어지는 것 같다. 출입구 쪽이라 지나칠 때마 다 떨어지는 물방울을 맞으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어쨌든 그 틈새를 매워야만 더 이상 불편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어쩌면 우리 인생도 살아가면서 그 벌어진 틈새를 메우기 위해 힘쓰고 애쓰는 것만 같다. 그러다보면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해 불편함과 함께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전위예술가 마르셀 뒤샹은 이런 상태를 ‘앵프라 맹스’ (infra mince)라고 표현했다. 즉, ‘인지하기조차 어려운 작은 간극, 혹 틈새’를 가리키는 용어다. 이런 틈새인 ‘앵프라 맹스’는 부부 사이에도, 형제와 친구 사이에도, 심지어 부모와 자식 간에도 존재한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더 이상 가까이 갈 수 없는 엷은 막, 곧 틈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정말 가까운 사이에도 이 틈새가 존재한다면, 다른 모든 인간 사이에도 이런 틈새가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앵프라 맹스’가 존재 하지 않는 관계란 세상에는 없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대하실 때만은 이 ‘앵프라 맹스’가 없다. 전혀 틈이 없고 아무런 벽이 없다. 이유는 그분이 창조자이시기 때문이며, 완전한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그 옛날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이스라엘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오늘 우리에게도 너는 내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자. 그러면 인생의 벌어진 틈새를 채우시는 역사를 보게 될 것이다. 돌아오는 주에는 교회 건물 캐노피의 갈라진 틈새가 매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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