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시작이다
새해가 되면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심기일전해서 출발한다. 그렇게 새해를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 첫 달이 그림자만 남긴 채 꼬리를 내 뺐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앞에서 늘 열심을 다하지 못한 채 놓쳐버린 시간의 아쉬움이 크다. 어떻게 보면 이런 모습이 보통사람들의 모습이라고 애써 자위해보지만, 그럼에도 마음먹은 대로 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남게 마련이다. 이것도 문제지만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달라스 윌라드는 그의 책 <하나님의 음성>에서 “선택의 결과가 무엇이든 그것은 우리의 책임이요 우리의 잘못이다.”라고 했다.
사실 인생이라는 크고 험난한 산을 오르며 힘겨울 때마다 남 탓 하고 상황 탓하며 원망하기 일쑤다. 하지만 속절없이 맞는 세월 일지라도 때로는 자신을 이겨내고 도전한다면 삶의 가치는 더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은 없겠지만 진정한 승리의 기쁨도 맛볼 수 없을 테니까. 변화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오랜 시간을 인내하고 기도하며 자신을 쳐서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시키려는 힘겨운 쟁투가 있을 때, 비로소 조금씩이나마 변화의 물꼬가 트인다는 것을 기억하자. 아무도 두 번 인생을 살 수는 없는 시한부적 삶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작은 인생을 강건해도 고작 80번 정도 맞는다.
설이다. 음력으로 새해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 윤극영이 만든 동요 <설날>의 가사 일부다. 까치 설날은 어제라는 지나간 시간이지만, 우리 설날은 내일의 소망을 잇는 오늘이다. 다시금 새로운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 작은 일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요즘 모두들 세상 살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다.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작은 일에도 혼을 쏟아 내듯이 열정을 다하여 부단히 노력한다면, 기쁨으로 성취감을 맛보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오랜 기간 숙성된 영감이 한순간 뿜어져 나와 훌륭한 즉흥곡이 탄생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다시금 시작이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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