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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여유
운영자 2017-12-25 추천 9 댓글 0 조회 915

커피 한 잔의 여유


  산다는 건 힘겹다.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일은 매우 막막하다. 누구나 그렇듯, 삶은 고된 여정이고 수많은 사건들이 한 데 어우러져 중압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버거운 하루하루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로 향해서 가고 있는지조 차 잊고 사는 때가 허다하다. 그러다보니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요원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쌓여만 가는 피로사회 속의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 에서 삶의 행복을 논하는 것은 오히려 사치처럼 느껴질 정도다. 지금까 지 세상은 더 현명해지고 더 강해져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행 복해질 수 있다고 부추겨왔다. 그래서 등 떠밀리듯 그래야만 되는 줄 알 고 고단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힘겹다. 하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그 행복을 얻기 위해서 삶의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물론 말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여유 없이 산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아마도 바른 생각이 자 기 자신을 다스릴 공간이 없고, 이기적 마음이 휘두르는 욕망에 방임된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닐지. 그래서 타인을 밀쳐서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 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모습을 거듭 반추(反芻)해 본다. 반면 참다운 여유란, 세상은 각박하다는 말 한마디의 체념, 혹은 냉소로 살기보다는 세상은 살맛나는 아름다움이 어디서나 있을 수 있음 을 나를 통해서도, 우리를 통해서도 가능함을 나타낼 수 있는 마음과 행 동이 아닐까 싶다. 여기엔 세상이 냉소의 대상이 아니라, 아름다운 칭찬 의 대상으로 승화시킬 수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마저 없다면 낭패다. 


  사람에게 여유가 있다는 것은 가진 것과 갖지 못한 것에서 오는 차이만 이 아니다. 다만 그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베짱이처럼 여유만 부리다 가 낭패를 당하는 삶은 분명 나쁘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개미처럼 생각 없이 사는 삶도 정작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첫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그날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커피라도 한 잔 마시지 않고서는 베길 수가 없기에 반갑다.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자신이 누군지를 생각할 여 유를 주기 때문이다. C. S. 루이스의 말이 생각난다. “너 자신을 땅속에 서 묵묵히 겨울을 견디는 씨앗으로 생각하라. 정원의 주인이신 이가 정 한 때에 꽃 피기를, 드디어는 세상에 나가기를, 드디어는 깨어나기를 기 다리는 한 씨앗으로 생각하라.” 삶의 여유를 가지고 살자. 한 해의 끝자 락이다. 아득한 한겨울의 중심에 서 있다. 차가운 한기를 느끼는 날, 신 실하게 산후에 넉넉한 마음으로 커피 한 잔의 여유라도 즐겨보면 어떨까.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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