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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일 뿐
운영자 2017-09-18 추천 10 댓글 0 조회 877

 

나이는 숫자일 뿐

 

  삶이 분주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TV를 시청하곤 한다. 뭐 딱히 볼 게 있어서 보는 건 아니다. 뉴스 아니면 다큐 정도다. 드라마는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지만 시간도 없어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 꾼다. 며칠 전 TV에서 기분 좋은 다큐를 보았다. 강원도 철원 민통선에 사시는 99세 할아버지 얘기다. 매일 아침마다 직접 트럭을 운전해 일터로 가고, 서울 사는 자녀를 방문할 때는 트럭으로 시외버스 역까지 가서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며 혼자 다녀오기도 한다. 독립적이고 부지런한 생활, 긍정적 사고, 어린아이 같은 표정까지 모든 게 존경스러웠다. 나이를 잊고 오직 현재에 충실한 어르신에게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우는 없었다.

   우리 주변에도 노익장을 보여주는 분들이 많다. 며칠 전, 개인적인 일로 종로 5가에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을 찾았다. 볼일을 다보고 나오는데 우연히 옛 신학교 K은사를 뵈었다. 당신 퇴직 이후 무려 12년만이다. 유난히도 많이 아껴 주셨고 섬겨 주셨다. 해박한 지식과 놀라운 기억력으로 어떤 주제의 대화에도 열심이셨다. 풍부한 인생 경험으로 우리의 고민을 경청하고 방향을 일러주셨다. 작은 것이라도 칭찬거리를 찾아내 상대를 치켜세워 주시는 성품에 모두가 감복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주변 의식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분 좋게 얼싸 안았다. 보다 정확히는 당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그날도 당신이 쓴 책을 출판하기 위해 그 곳을 찾으셨단다. 지금도 강의를 부탁하는 곳이 있으면 열일 제쳐 놓고 달려가서 강의를 하시기도 하고, 강의가 없는 날이면 책 쓰기로 보내고 계신다고. 이렇듯 학구열로 승화되는 도전 정신은 "나이는 숫자일 뿐"이란 말을 실감케 한다. 중년을 보내고 있는 나는 어떠한가. “내 나이가 얼만데 그 일을 할 수 있겠어?” 나이 탓으로 돌리며 시도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익숙함의 습관에 젖어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여기며 사는 영적 무력감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미련한 자는 자신의 미련한 것을 나타내느니라.”는 잠언 1316절의 말씀처럼 미련한 삶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다짐을 통해 세월을 이겨보고자 한다.

 

- 구암동산 하늘문지기 허영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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